The Comfortable Beauty

Chance favors the prepared

이리나 Beauty/Irinah 파우치테리어

가을 겨울에 생각나는 향수, 로에베 오드퍼퓸 001 WOMAN 리뷰

irinah 2020. 10. 27. 09:11

 

내 파우치테리어 시리즈, 첫 번째 제품 이야기 '향수'

 

이 시리즈에서는 기본에 충실한 제품력에다 내 파우치에 특별한 무드를 더해주는 브랜드의 제품들을 골라 소개하려 한다. 그 첫 번째 주자로 이맘쯤 가장 많이 찾고 애용하는 아이템중 하나인 -가을/겨울 향수로 추천하는- 로에베 오드퍼퓸 001 우먼을 이야기해보려한다. 15ml의 작은 용량으로 항상 내 파우치에 필수템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 향수, 이 향수의 매력에 대해서 알아보자.

 

 

내 파우치테리어 1호템, 다 쓰기가 아까워 매일 아껴뿌린다.

 

 

사실 나는 향수를 특별히 좋아하지도, 자주 애용하는 사람도 아니다.

향 자체에 대한 개인적인 취향과 선호보다 예쁜 디자인의 유리병에 집착해서 향수를 모으던 시절이 있었다. 나에게 향수는 다분히 촉각적 만족감을 주는 요소라기 보다 심미적 욕구를 채워주는 역할에 가까웠던 거다. 

 

그러던 내가 유난히도 추웠던 어느 겨울날, 네모난 각진 유리병에 원목 뚜껑의 로에베 향수와 첫 만남을 가졌다.

첫 시향의 기억은 아주 강렬하고도 따뜻했다. 

 

 

 

 

 

양쪽 두 손목과 목덜미, 입고갔던 코트에 로에베 향수를 뿌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다소 무겁지만 특유의 포근한 달달함과 상큼함이 온몸에 따뜻하게 감돌았고, 긴 시간이 지난데도 내 몸 곳곳에서 묻어나오는 은은한 잔향이 너무 좋았다. 

 

언젠간 이 매력적인 향수를 꼭 가져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다.

 

 

 

작년 9월 결혼을 앞두고 신혼 여행지를 스페인으로 정했을 즈음이었다. 나에게 미션과도 같은 작은 로망은 로에베가 탄생한 스페인에서 꼭 로에베 향수를 구매를 하는 것!

 

오랜 기다림 끝에 난 작년 스페인 섬 마요르카의 한 작은 시내에 로에베 매장에서 로에베 우먼 001 오드퍼퓸을 직접 구매를 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사진을 보니 매장 밖을 나서는 발걸음이 참 즐거웠나보다. (물론 향수 외에 다른 제품들도 구매를 했다.)

 

 

 

LOEWE EDP WOMAN 001 


Package Design

 

앤더슨이 합류한 로에베는 2014년 9월 7일, 140년 전통의 브랜드의 첫 향수를 공개하였다. 

흰 상자에 담긴 칼 블로슈펠트(독일의 식물학자 겸 사진가)의 식물 사진과 함께 로에베만의 감성이 가득 담겨있는 담백하고 절제된 패키지 디자인이 참 좋다. 겉 패키지는 실제로 종이 재질로 되어 있는데, 종이 특유의 질감을 만졌을 때 한번 더 따뜻한 감성을 자극한다. 

 

원목 뚜껑과 투명한 유리병은 스페인의 어느 한 작은 시골마을의 따뜻한 정취가 베어있는 듯한 디자인이다.

나무 질감을 그대로 살린 원목 뚜껑은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디자인 포인트 중 하나인데, 내부의 연노란빛깔의 향수와 어우러지면서 따뜻하면서도 중성적인 전체적인 패키지의 무드를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내가 참 좋아하는 나라 스페인의 감성이 가득 담겨있어 작년 내 신혼여행지를 떠올리게 하는, 더욱 애정하는 향수가 되었다. 

 

 

 

2019년 9월, 스페인 마요르카, 우리의 신혼여행지

 

Fragrance Story

 

누군가와의 추억을 향으로 기억하는 것처럼 반대로 누군가에게 내가 좋아하는 향으로 기억된다는 건 짜릿한 일이다. 로에베 향수를 걸친 날은 프레그런스 매니아인 직장 후배가 항상 좋은 냄새가 난다며 이 향을 칭찬해줬다. 그녀의 코에서 인정받은 향이라니! 

 

로에베 오드퍼퓸 우먼 001 의 핵심 노트는 아래처럼 이루어져있다.

탑노트: 베르가못, 텐져린, 핑크페퍼

미들노트: 이집트 자스민, 샌달우드

배아스노트: 머스크, 바닐라, 앰버, 핑크 피오니

 

 

향수를 뿌리고 난 첫 향이 탑노트이다. 로에베 우먼 001은 탑노트로 대표적으로 베르가못, 텐저린, 핑크페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시트러스 계열인 베르가못과 텐저린, 우리가 흔히 아는 귤/오렌지 계열의 향과 핑크 페퍼의 알싸한 향의 배합이다. 그래서 향수를 뿌린 첫 향은 달달하고 상큼함이 알싸하게 올라오는 관능적인 향이다.  

 

탑노트만 읽으면 '가을 향수로 잘 어울릴까?' 라고 의문이 들 수 있지만, 실제로 시향했을 땐 탑노트의 조합이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꽤 묵직하고 파우더리한 느낌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오히려 가을/겨울에 정말 잘 어울린다. 개인적으로 파우더리한 향을 선호하지 않지만 로에베 001 특유의 달달한 과일향이 많이 상쇄시켜주기 때문에 오히려 더 반대되는 계열의 향이 만나 풍부하고 농후한 느낌을 자아낸다.

 

로에베 우먼 001 하면 떠오르는 여성상들. 우아하고 고급스러우며 존재 자체로 따뜻한 느낌을 안겨주는 무드를 지닌 여성들이다. 

 

 로에베 우먼 001 의 미들노트는 탑노트에 이어 더욱 풍성한 무드를 더해가는 샌달우드와 이집트 자스민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미들노트는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 동안 내 몸에서 풍부하게 표현되는 향이기 때문에 브랜드별로 향의 이미지와 컨셉을 결정하기 위해 가장 정성들여 개발하는 노트이기도 하다.

로에베 우먼 001 경우 그윽하고 우디한 향을 자랑하는 샌달우드와 우아한 플로럴 향인 이집트 자스민이 어우러지면서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자아내는 향이다.

 

내 상상 속 로에베 우먼 001 여성상은 우아하고 세련된, 지적이면서 인간미 넘치는 여성이다. 겉으론 시크하지만 따뜻한 내면을 지니고 있어 모두를 품어줄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여성들. 

 

 

 

 

 


로에베 우먼 001을 아침에 뿌린 후, 하루종일 정신없이 일하다가 퇴근하고 집에 도착했을 때 마지막까지 내 팔목과 몸에 남은 은은한 잔향이 편안하게 감돈다. 이 향은 베이스노트로 머스크, 바닐라, 앰버, 피오니가 그 역할을 한다.

살을 코에 대고 충분히 맡아도 질리지 않은 중성적인 향, 앰버, 머스크와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의 바닐라, 피오니가 잘 어우러져서 향의 깊이가 정말 남다르다. 가장 좋아하는 잔향이기도 하다.  

 

가끔 샤워하고 난 뒤에도 코를 대고 맡으면 향이 유지되기도 하는데 그만큼 지속력이 정말..정말 좋다.

 

 

 


개인적으로 단독으로 뿌리는 걸 추천하지만 레이어링 해도 좋은 매력적인 향취라고 생각한다. 

가을과 겨울에 더 어울리는 무게감 있는 향수라 만약 레이어링을 한다면 가벼운 향으로 하는 걸 추천한다.

 

참고로, 로에베 우먼 001과 비슷한 계열의 가을/겨울용 향수를 찾는다면 아쿠아 디 파르마 피오니아 노빌레를 추천한다. 위에서 언급한 향수 매니아인 직장 후배가 추천하는 향수로 향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시향법부터 구매 꿀팁이 들어있으니 위 링크를 통해 포스팅을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처음으로 쓰는 향수 리뷰라 쓰는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그만큼 정말 신중하게 단어 선택하나하나 고려하며 쓴 로에베 001 우먼 향수 리뷰.

 

가을과 겨울에 어울리는 향수를 찾고 있다면, 로에베 우먼 001 향수를 정말 추천한다. 

 

 

내 글이 구매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그럼 오늘도 편뷰!